“비극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는 아마 윌리엄 셰익스피어일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활동하며 30편 이상의 희곡을 썼는데, 그중에서도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는 ‘4대 비극’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또 공연되는 작품들입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왕이나 장군처럼 권력을 지닌 인물이 중심이며, 인간의 욕망, 배신, 고뇌, 그리고 몰락을 강렬하게 묘사합니다. 이 글에서는 4대 비극의 순서와 줄거리, 그리고 각각의 핵심 주제를 한눈에 정리해보겠습니다.
1. 햄릿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1600년경에 집필된 작품으로,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철학적인 성격을 띱니다. 이 작품의 중심 인물은 덴마크 왕자, 햄릿이며, 그의 어머니 거트루드,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삼촌 인 클로디어스, 연인인 오필리어, 그리고 친구인 호레이쇼 등이 등장합니다. 작품은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 햄릿이 끊임없는 내적 갈등과 우유부단함 속에서 점차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립니다. 인간의 존재, 죽음, 망설임, 윤리적 선택에 대한 고뇌가 중심 주제이며,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는 이러한 고민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지금도 많이 인용되는 유명한 문장입니다.
2. 오셀로
오셀로는 1603~1604년경에 쓰인 작품으로, 셰익스피어가 인간 감정 중 질투라는 감정에 집중하여 그 파괴력을 묘사한 비극입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베니스 출신의 흑인 장군 오셀로이며,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그리고 모든 비극을 설계한 간교한 부하인 이아고가 주요 인물입니다. 이아고는 오셀로가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게끔 교묘하게 조작하고, 결국 오셀로는 진실을 모른 채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오셀로는 편견, 외부의 속임수, 질투가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3. 리어왕
리어왕은 1605~1606년경에 집필된 비극으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 가장 거대한 스케일과 복합적인 감정 구조를 가진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리어는 자신의 세 딸에게 나라를 나눠주며,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가장 많은 몫을 주겠다고 합니다. 겉으로만 아첨한 고너릴과 리건은 권력을 얻자 곧 리어를 내쫓고,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아첨을 거부한 막내딸 코딜리아는 몫을 받지 못하고 끝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합니다. 리어는 미쳐가면서 오히려 진실과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이 작품은 권력과 허영의 덧없음, 가족 간의 사랑과 배신,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4. 맥베스
맥베스는 1606년경에 집필되었으며, 셰익스피어 비극 중 가장 압축적이고 긴장감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는 전쟁에서 승리한 뒤, 세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다”라는 예언을 듣습니다. 그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는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덩컨 왕을 살해하라고 부추기고, 맥베스는 결국 예언에 사로잡혀 피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러나 죄책감, 불안, 강박이 그를 무너뜨리고, 그는 결국 반란 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이 작품은 권력욕, 예언과 자기암시, 죄와 심리적 붕괴를 깊이 있게 다루며, “욕망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은 모두 수백 년 전의 이야기지만,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라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복수, 질투, 야망, 사랑의 왜곡 등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 비극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비추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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