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돌아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종종 특별한 무언가보다 그저 다정한 위로를 원하게 된다. 온종일 쏟아낸 말과 감정, 사람과의 거리 속에서 지친 마음은 누군가의 격려보다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글 속에서 잔잔한 공감과 위안을 얻고 싶어진다. 그런 시간에 어울리는 책은 과하게 극적이거나 자극적인 서사보다는, 가만히 곁을 지켜주는 이야기다. 오늘은 퇴근 후 마음을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읽기 시작하면 조용히 스며들어 마음을 다독여주는 힐링 소설 3권을 소개해보려 한다.
1. 이기주 – 언어의 온도
짧은 글이지만 하나의 문장마다 마음을 잠시 멈춰 세우는 힘이 있다. 말의 온도, 태도의 결, 생각의 방향 같은 익숙한 주제들을 천천히 짚어가며, 우리가 흔히 놓치는 ‘말의 뒷면’을 보여준다. 이 책은 커다란 결론을 주기보다, 조용히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에 가깝다. 하루 종일 사람들에게 치이고도 말로 다 털어내지 못한 날, 이 책의 차분한 문장은 작은 위로가 되어준다.
2. 이나모리 가즈오 – 살아가는 힘
일에 지치고 스스로를 무력하게 느끼는 순간, ‘왜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물음에 직접적인 답을 주진 않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든다. 기업가가 쓴 글이지만, 인간적이고 정직한 문장들이 오히려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목표보다는 과정, 결과보다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 책은, 오늘 하루 버틴 나에게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느낌을 준다.
3. 오가와 이토 – 달팽이 식당
시골 마을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여주인공은 손님들의 사연에 맞춰 마음을 위한 요리를 만든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사람의 상처를 감싸고, 말보다 더 솔직하게 마음을 건넨다. 이 소설은 아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속도는 느리고, 사건은 크지 않지만 그 안에서 전해지는 정서는 깊고 진하다. 하루가 너무 버거웠던 날,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주 잘 만든 따뜻한 수프를 마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루가 무겁고 피곤할수록, 사람은 더 조용한 이야기를 찾게 된다. 오늘 소개한 다섯 권의 책은 모두 퇴근 후 혼자 있는 시간에 어울리는, 과하지 않은 다정함을 품고 있다.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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